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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풍맞은 토종청호박, 멧돌호박, 둥근호박

순자언니네 노지 호박 세 자매

제가 사는 곳은 너른 평야지대는 아니고 뒤편으로는 산이 앞쪽으로는 바다와 섬이 있는 농어촌 마을입니다. 다랑논에서 우렁이 쌀을 생산하고 밭농사를 많이 하지요.

봄에 호박 심을 자리 구덩이를 파서 파종 전에 퇴비 및 유박 등을 뿌려 준비를 해두었다가 모종을 이식해줍니다.

어느 정도 줄이 뻗으면 풀보다 더 무성해져서 제초 작업을 따로 안해도 됩니다.

긴 줄에 무성한 잎과 호박을 키우기 위해 많은 영양과 에너지가 필요하므로 가을 전에 한번 더 구덩이에 퇴비를 뿌려 놓습니다.노지 호박은 따로 밭을 차지하는게 아니라 밭두둑이나 가장자리 혹은 어덕 (위아래논밭사이 경계)에 심어 놓으면 줄이 뻗어나가면서 무성해진 잎들과 줄기들이 땅을 붙들고 있으면서 그늘을 제공하여 일반 잡초를 막아주기도 합니다.

서리 올때까지는 쭉쭉 뻗어나가기 때문에 적심(더 이상 뻗어가지 못하게 줄기를 끊어주는 것)을 해주지 않으면 아마 서울까지도 가지 않겠냐고 농담 삼아 얘기합니다. 집주변에 심어놓으면 어쩔 땐 순식간에 지붕 위로 타고 올라가 촌집에 자리 잡기도 한답니다. 

맛있는 많은 호박과 잎을 제공하며 큰 병해를 안하면서 특별한 공간도 요구하지 않는 호박은 참 고마운 작물입니다.

호박은 시기 별로 이른바 먹는 부위들에 따라 계절을 느끼게 해줍니다.

호박잎이 무성해지고 호박이 열리기 시작하는 초여름부터는 호박잎과 풋호박을 따서 먹어요. 입맛 없는 여름철에는 호박잎쌈에 풋호박을 자박자박나물로 밥을 비며먹으면 집나간 여름 입맛이 돌아온답니다.

처서가 지나고 호박줄 나가는게 잠시 주춤해질때면 호박줄 곳곳에 다시 나오는 중간줄기 끝에 호박끝순(따놓으면 꼭 고사리처럼 생겼어요)을 따서 데쳐 젓국장(쌈장보다는 젓국에 땡초썰어 고춧가루 양념한 것)에 찍어 먹는 게 맛나답니다. 이때쯤 빠르게는 노란호박도 있지만 한창 풋호박(나물용)보다 조금 더 커서 딱 호박찌짐이난 찌개류에 넣어 반찬하기 좋은 상태가 된답니다. 요때는 인자 가을을 맞이할 때랍니다.

호박 익는 걸 보면 계절의 변화를 알 수 있는데 저도 인자 그걸 눈치 채는 걸 보면 농사 경력 20년 만에 진정한 농민의 눈이 된 것 같아 뿌듯합니다.

이렇게 드셔보세요

지금 선보이는 호박은 찌짐이나 찌개류로 사용하는 게 제일 맛있어요. 겨울에는 노란호박찌짐을 한다면 요맘 때는 파릇파릇한 호박찌짐이 제격이지요.

취향에 따라 땡초나 정구지를 넣어 하기도하지만 제 추천은 순순한 호박으로만 찌짐을 해보세요. 호박나물 안먹는 아이들도 요 호박찌짐은 자연스레 오게 되있습니다. 호박찌짐위에 모찌렐라치즈 얹어주면 그 맛으로도 잘 먹는 답니다.

보통 된장찌개에 둠성듬성 썰어 넣어 끓이면 맛있구요. 갈치가 싱싱한 요즘 호박을 바닥에 깔고 갈치찌개 해보세요. 특히 호박 속 다 파내지 말고 그대로 사용해서 찌개하면 정말 맛있답니다. 보통 깐 호박잎을 찌지만 초록초록한 색깔을 유지하려면 살짝 데치는 것도 좋습니다.

이렇게 보내드려요

호박은 종류가 다양해요. 무게를 맞추다보니 랜덤으로 발송할게요.

청호박, 맷돌호박, 둥근호박 중 무게에 맞는 걸로 보내겠습니다.

보관방법

신문지 싸서 냉장보관. 자른호박은 랩포장해서 봉투에 담아 냉장보관합니다.뭐든 너무 오래 냉장보관하지 않는데 좋아요. 아니면 썰어서 말렸다가 대보름쯤 마른나물로 먹어도 좋아요. 단 생호박을 잘라서 냉동보관은 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