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 김보경, 박경아 언니는요

귀촌 5년차인 2021년에 감귤농사를 시작한 초보 농부입니다. 농사를 시작하고 나서 해마다 농지가 늘어서 감귤 과수원 두 군데, 콩밭 800평, 마당에 텃밭 농사를 하게 됐어요. 작년에는 콩밭에 토종 사과참외, 토종 고추, 생강, 토종 해바라기, 돼지감자, 수세미, 토종 흰당근, 배추, 무, 파 등 이것저것 작물을 심어봤어요. 집 마당에서는 지금 토종 유채와 흑보리, 토종 완두콩이 자라고 있습니다. 계획하지 않았지만 농사짓게 된 일, 농지가 늘어난 일 모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이제 있는 농지를 놀리지 않고 일 년 내내 농사짓기를 꿈꿉니다.
귀촌할 때만 해도 농사는 어려운 일이라 생각해서 농사를 짓게 될 줄 몰랐어요. 농촌에 오래 살다 보니 농촌 인심이라는 걸 알게 되더라고요. 무상으로 주고받는 경제생활은 말만 들었지, 내가 그런 속에서 살게 될 줄 몰랐는데 농촌에서는 그게 되더라고요. 농촌에 계속 살면서 시나브로 농사에 익숙해진 것 같아요. 과수 농사가 밭농사보다 쉬워서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해요. 아무리 쉽다 해도 이미 중년을 넘긴 두 아주망의 체력으로는 기를 쓰고 있지만요.
농사를 짓는 사람이 있어야 농지를 지킬 수 있어요. 농지는 사람이 먹는 것을 생산하는 땅이면서 동시에 녹지이고, 농업은 대기 중 탄소를 땅에 저장하는 미래지향적인 산업이에요. 과수원은 그대로 무경운 농법이고, 밭농사도 전면경운을 하지 않는 친환경 농법으로 짓고 있어요. 제초제와 요소 비료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화학비료를 퇴비로 바꾸고 있고, 실험적으로 무투입 농사도 해보았습니다. 올해는 무투입 보다는 투입으로 방향을 잡고, 화학 비료가 아니라 자가제조 액비, 퇴비 등을 주려고 합니다.
여성농민회 서귀포지회가 2017년 창립할 때 회원이 되었어요. 그때는 농부가 아니어도 회원이 될 수 있다고 해서 친구 따라 가입했어요. 이주 1년차였는데 여농활동을 하면서 비로소 가까운 동네 사람을 만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박경아 언니는 창립부터 2021년까지 여성농민회 서귀포지회 감사를 역임했습니다. 김보경 언니는 2022~2023년에 사무국장을 역임했습니다.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 농사는 중요한 일이에요. 농업, 농산물, 농부에게 더 많은 관심을 부탁 드려요. 그리고 친환경 농산물에 돈을 아끼지 말아 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