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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내 굵은 손마디에 여성농민 30년의 역사를 새겼다”
2019.08.27 18:06 언니네텃밭 1080


[한국농정신문] “내 굵은 손마디에 여성농민 30년의 역사를 새겼다”

전여농, 창립 30주년 기념식‧전국여성농민대회 열어

앞으로의 30년 위한 여성농민 7대 요구안 발표

자주국가·자주농업 위한 ‘제2갑오농민투쟁’ 선언하기도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서른, 여성농민 세상을 바꾸는 힘!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30주년 기념 전국여성농민대회'가 열렸다. 한승호 기자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서로가 굵어진 손마디를 꼭 잡았다. 스스로 삶과 생산의 주인이 되고자 싸우길 결심한 지 벌써 30년의 시간이 흘렀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장 김옥임, 전여농)의 창립 30주년을 마주한 여성농민들은 지난 세월을 돌아보며 서로를 다독이고, 앞으로도 여성농민들의 권익과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 싸워나갈 것을 다짐했다.

전여농 3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는 지난 23일 서울 강서구 KBS아레나홀에서 ‘서른, 여성농민 세상을 바꾸는 힘’이라는 제목으로 창립 30주년 기념식 및 전국여성농민대회를 열었다. 이날 식장에는 전국의 여성농민들과 관계 인사 등 2,000여명이 자리했다.

여성농민 풍물패와 각지 농민회 대표단 깃발 행진으로 시작된 창립 30주년 기념식에는 농업계의 많은 내외빈이 참석해 전여농의 서른 살을 축하했다.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그동안 정부 정책에 있어 여성농민들이 많은 변화를 이끌어내셨다고 생각한다. 농협 복수조합원제, 여성농업인육성법, 공동경영주 인정 같은 정책이 대표적”이라며 “여성농민들의 더욱 발전하고 도약해 갈 수 있도록 정부도 지지하고 도와나가도록 하겠다. 지난 30년 못잖게 더욱 영광스런 30년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 참여와 노력을 부탁드린다”고 인사했다.

이외에도 위성곤 민주당 의원, 윤소하 정의당 의원, 이상규 민중당 상임대표,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 등이 단상에 올라 인사했다.

전여농은 지금까지 전여농 회장직을 역임했던 이정옥‧임순분‧강유순‧고송자‧김순옥‧윤금순‧故김덕윤‧김경순‧박점옥‧강다복‧김순애 전 회장에게 공로상을, 박은자 여성농민(강원 횡성) 등 전국 36개 각 시군 여성농민회를 대표하는 여성농민들에게 ‘자랑스러운여성농민상’을 수여했다.

또 오미란 농식품부 농촌여성정책팀장 내정자‧윤병선 건국대 교수‧김은진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송기호 변호사 등 전여농 자문위원들 및 연대단체 행복중심생협연합회에 ‘아름다운디딤돌상’을 수여했다.

오미란 내정자는 “드디어 전여농이 26년 동안 요구했던 전담부서가 만들어지게 됐다”라며 “9월부터 이제는 현장이 아니라 행정에서 여성농민 정책을 집행하고 만드는 중차대한 일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 끝까지 함께 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어진 전국여성농민대회에서 김옥임 전여농 회장은 “30년 역사에 길이 남을 오늘 같이 좋은날, 마냥 기뻐할 수 없는 현실에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떨어지는 농산물 값에 농약병을 들었다 놨다 하는 여성농민의 모습이 떠오른다”라며 “농민수당은 우리 여성농민에게 매우 중요하고 의미 있는 투쟁이다. 여성농민도 농민이라는 정당한 요구이며, 공익형 가치를 보장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올 하반기는 모든 농민에게 농민수당을 지급하기 위해 주민조례 발의 서명을 받으러 집집마다 찾아갈 것이며 지역에서 몽진 힘을 모아 입법화까지 갈 것이다. 어떤 사람들이 뭐라고 하던 우리의 정당한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받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독려했다.

박행덕 농민의길 상임대표는 연대사에서 “지금은 우리 농업에 혁명적 변화가 필요한 때”라며 “농민수당과 농지개혁, 농산물값 보장 대책, 농업예산 확대, 농민중심 직불제 개혁 등 산적한 현안을 전농과 전여농의 힘으로 해결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날 대회서 전여농은 ‘여성농민 7대 요구안’을 발표해 앞으로 전여농과 여성농민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그 내용은 △모든 농민에게 농민수당을 △중앙부터 지역까지 여성농민 전담부서 실현 △농산물 생산비 보장, 지속가능한 농업실현 △씨앗에 대한 권리를 농민에게, 종자주권 실현 △농민에게 농지를, 농지법 개정 △생활과 농사에서 성 평등 실현 △자주, 민주, 통일 세상 실현이다.

또한 전여농은 일본 아베정권에 맞서는 국민들과 뜻을 함께하고자 대일 투쟁을 선언했다. 여성농민들은 이날 발표한 '격문'에서 “이 땅에 자주와 평화의 씨앗을 심고 가꾸어 온 우리 여성농민들은 척양척왜, 보국안민을 외쳤던 선배들을 따라 오늘 ‘제2의 갑오농민투쟁’을 선포한다”라며 “일제의 식민지배와 미군정, 친일 적폐세력으로 인해 이 땅의 농민들은 지금껏 마음 편하게 농사짓지 못하고 있다. 농업, 농촌을 살린다면서도 정작 농민은 뒷전인 기만적 농업정책에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농민들이 “우리의 힘으로 평화번영통일세상, 농민해방세상을 만들자. 예속이 없고 굴종이 없는 당당한 주권국가를 후대에 물려주자”고 선언하며 대회는 막을 내렸다.


출처 : 한국농정신문(http://www.ikp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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