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네 텃밭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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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글동글 언니들과 둥글둥글 양파수확 - 제주 동드레 공동체
2022.06.17 14:32 언니네텃밭 297


동글동글 언니들과 둥글둥글 양파수확

-동드레공동체 글쓴이 김연주 생산자

 

언니들이 양파밭에 모여들었다. 오후 3

어제까지 비가 질척질척 내렸던 터라 다들 일손이 바쁘다. 밭에 널브러져 있던 마늘을 대충 정리하고 잘드는 가위하나 챙겨들고 안내해준 양파밭에 도착했다. 하주종말처리장 증설반대투쟁중인 은아씨는 오늘 보초서는 당번이라더니 벌써 밭 가운데서 일을 하고 있었다. 오늘 작업은 양파자르기. 양파를 반으로 자르는 게 아니고 양파순이 말라 사그라든 곳에 그래도 길게 남아 있는 잎을 잘라 양파를 말끔하게 정리하는 작업이다. 곧이어 나루씨가 도착하고 맏언니인 미랑언니가 계속 통화가 안된다더니 끝내 통화를 하고 어서 오라 재촉한다. 둘러 앉아 싱싱한 참외 한조각을 베어물고 달달한 밀크커피와 시원한 냉커피를 취향껏 마시며 벌써 텐션이 하늘만큼 높아져 있다.

 

친환경농사 30여년 베테랑 순희 언니네 양파밭은 제주의 양파주산지인 김녕 농경지대의 중심에 있었다. 환상적인 바다색을 자랑하는 김녕바다가 보이고 저 멀리 한라산이 넓고 인자하게 보이는 그런 전망을 가진. 천여평이 훌쩍 넘는 양파밭은 단호박이 한켠으로 자라고 있었고 수확하다 남겨두고 다시 한번 더 수확 할 수 있을 까 하고 시험중이라는 대파가 자라고 있었다. 그리고도 양파밭이 천평은 될거라 했다. 비닐 멀칭을 했던 사이사이에 풀이 기세 좋게 자라고 있었고, 한 켠 담벼락쪽으로는 옥수수마저 자라고 있었다. 광작으로 단일작물 심기를 하는 농민이라면 어림없는 그림이었으나 순희 언니와 형부의 농법이기에 가능한 그림이었다.

 

동드레장터공동체는 현재 6명의 생산자가 함께하고 있다. 30년을 넘게 농민으로 살아오시며 형부와는 독립적으로 농사짓는 미랑언니, 양파밭주인이자. 한 살림 생산자로 형부와 밀착협업농사짓는 순희언니, 해녀로 물질을 하고 비닐하우스 깻잎농사를 짓고 당근농사를 그 누구보다 많이 하고 요즘은 마을 투쟁까지 하고 있는 은아, 토종씨앗에 홀려 예술활동에 텃밭작업도 여성농민활동도 열심인 다재다능한 예술가이며 작가이며 사무장이며 사무국장이며 귀염둥이인 나루, 이제 여성농민회원이 된 지 막 1년이 지난 새내기이지만 보석같은 슬기, 그리고 자연재배 농민으로 길을 살아가겠노라며 열심인 연주. 6명이지만 스펙트럼은 굉장히 넓다. 고집스러움이 있고 무한 긍정에너지가 있고 가는 길을 수없이 두들겨보는 걱정스러움도 있다. 30년 넘게 길을 지켜주고 깃발을 들고 있는 언니들이 있기에 그 안에 합류할 수 있는 편안함이 있다.



작년 9월 어느날 부터 양파농사는 시작되었다. 모종을 만드는 작업부터가 시작이다. 트레이에 모종을 하기도 하지만 이곳 김녕에선 노지밭에 모종상을 만들어 키우기도 하는 것을 어깨너머로 본적이 있다. 모종상을 만드는 작업부터가 정교하고 꼼꼼한 작업이다. 작은 씨앗을 심고 길러내는 작업이다보니 모종상의 흙이 부드럽게 고르게 정돈되어 있어야하고 씨았을 파종하고 나선 발아가 고르게 잘 되게 물관리도 중요하다 겨우 자란 모종이 태풍이나 폭우의 영향으로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지 않게 공들여 키워야한다. 튼실하게 잘 자란 모종이라 해도 아직은 여리고 작은 양파이니 본 밭에 옮겨 정식하는 작업도 일손이 많이 필요하다. 겨울 동안 양파는 잠을 자기도 하고 숨고르기를 하다가 봄이되면 폭풍 성장을 한다. 이 때 비가 적절하게 내려주면 양파는 풍작이 될 테지만 올해처럼 봄 가뭄이 심한 경우에는 양파가 살찌지 못하고 알이 작다.

전국적으로 봄 가뭄이 심하였던 올해는 양파 작황이 좋지 못하다 한다. 알이 작으니 생산량이 훨씬 적다는 이야기다. 급식에 납품을 하려면 150g 이상이거나 250g 이상이라야 한다는데 올해는 250g 이상이 드물다 한다. 양파 한알이 100g씩 몸집을 더 키웠다면 얼마나 양이 늘었을까? 난 나의 양파를 생각하며 가늠해 본다. 이 밭에 없는 양파만 우리밭에 있고 우리밭에 있던 양파는 이 밭 어디에도 없다. 나의 메추리알 같은 양파는 언제 150g에 도달할 수 있을까? 양파를 묵묵히 자르는 우리 언니들의 머릿속도 나처럼 각자의 양파농사를 그려보고 있었겠지? 나도 내년에는 더 많이 더 크게 더 잘 양파농사를 지어 보리라 다짐한다.

장터공동체는 수눌음작업을 해보기로 했다. 오늘 순희 언니의 양파작업을 모두가 하고 다음에는 은아언니네 단호박 수확작업을, 그 다음에는 슬기언니네 당근 솎기작업을 함께 하기로 한 것이다. 공동작업을 하면서 각자의 밭에서 어떤 방식으로 농사짓는지 보고 배우기도 하면서 일손을 돕는다. 양파농사는 2~30평 지어본 나로서는 엄두가 나지 않았었는 데 내년에는 100평 정도는 지어볼 수 있지 않을까? 자신감이 생긴다. 곧 단호박 수확작업을 할 텐데 단호박 농사를 지어보지 않은 나는 벌써부터 설렌다. 단호박 수확작업을 해보고 용기내어 단호박 농사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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