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발송 물품 : 유정란, 우리콩두부, 쌈배추, 동치미, 부추, 무우, 다래, 청국장, 호박속

12월4주 꾸러미 유정란(8알), 손두부, 쌈배추, 동치미, 정구지, 무, 키위, 청국장, 긁은호박속

가장 늦게 우리집 김장을 했습니다. 하기가 싫어 게으름피우다가 작년 김장을 알뜰히 먹은 후이고 얻어먹은 김장도 다 되어가고 더는 어쩌지 못하고 맘을 먹었습니다. 그래도 큰아이가 자기 집에 오면 같이하자고 해서 큰아이가 집에 온 날 저녁밥먹고 옷갈아입고 둘이 앉아 버무렸습니다. 좋은 배추는 팔아먹고 잔잔하고 못난 것들만 담으니 일이 더딥니다. 농민들은 다 그런 것 같습니다. 좋고 상품되는 건 먼저 내고 상품이 안되는 것들만 모아 농민들 입으로 들어갑니다. 다 버무리기전에 서너포기 남겨서 배추전을 하자고 합니다. 외할머니에 배추전 맛을 기억하는 아이는 늘 이맘때가 되면 배추전이 먹고 싶어 하자고 조릅니다. 마침 절여놓은 배추가 있어 밀가루 반죽만해서 늦은시간 배추전을 해줬습니다. 작년에 비해 반도 안 되는 김장을 보더니 울딸이 “엄마 올해는 김치도 작으닌까 어디 퍼다 날으지마”합니다. 저희집은 충청도식 김장이라 깊은 맛이 떨어집니다. 그래도 맛이 들고나면 시원하고 찌개용 볶음용으론 인기가 짱이라 맛있다는 사람 있으며 여기저기 퍼다 주는 엄마 덕에 걱정이 되는가 봅니다. 양이 적어 토종배추를 한통 담았습니다. 갓같이 생겨서 아이들은 좋아하지 않는데 배추맛과 향이 좋은 배추입니다. 늘 보던 배추모양이 아니라 익숙하지 않아 먹기 어색해하는데 맛이 들면 더 맛있으니 김치냉장고 맨 아래칸에 넣어 두었습니다.

절임배추 사신 소비자분들께도 더러 정방배추라는 토종배추가 들어있을 수도 있습니다. 키가 크고 포기가 작으며 속이 하얗고 쫌 맛이 덜해 보이는 그러나 맛은 고소한 토종배추입니다. 울 언니들 첨보는 배추라며 뭣이 이렇게 맛없게 생겼나고 구박했는데 맛은 좋았습니다. 너무 오래 노오란배추에 익숙해졌는가 봅니다.

담주는 1월 첫주 꾸러미 발송을 하게 됩니다. 1월이 구정이 있어 구정 뒤 한주는 꾸러미를 쉬는 관계로 12월이 다섯주가 되었습니다. 담주도 신정이 수요일이 이라 화요일에 꾸러미를 받으시게 됩니다.

이번주 꾸러미에는 말순언니 순연언니가 담궈 둔 동치미를 보냅니다. 맛이 잘 들었습니다. 농민회장님에 정구지를 보냅니다. 하우스 정구지라 실하고 맛이 좋습니다. 무농약으로 키우느라 무척 고생을 하시며 키운 정구지입니다. 말순언니 지붕에서 서리맛고 제맛이 든 참다래를 보냅니다. 배추와 무가 제맛입니다. 제철에 먹는 것이 젤 좋다고 하니 부지런히 생체로 드셔도 되고 무를 살짝 볶아서 무나물해도 달착지근한 맛이 제맛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