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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함안공동체

경남 함안군 여항면 주동1길 125-2
공지사항 : 2024년 1월부터 꾸러미공동체 운영을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금주 발송 물품 : 유정란, 우리콩두부, 쌈채소, 시금치, 또는, 겨울초, 쌀뻥튀기, 은행, 양파, 호박속, 통밀쌀

11월2주 꾸러미 유정란(8알), 손두부, 쌈채, 시금치또는 겨울초, 무농약현미뻥튀기, 은행, 양파

긁은호박속, 통밀쌀

고구마를 캐고 나서 밭에 거름을 내고 갈아엎었습니다. 그리곤 쇠스랑을 가지고 넒은 이랑을 만들어 양파와 마늘 심을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동네에서 가장 늦게 심는 집이라 다들 “안늦었나”라며 걱정을 합니다. 양파심을 밭을 만드는 동안 세아이들을 불러 녹두를 따라고 일렀습니다. 밭에 가는 일을 싫어해 대신 집안일을 도맡아 하던 큰아이는 빨래를 널어놓고 젤 늦게 나타났습니다. 한 골씩 차고 앉아 바구니에 녹두를 따기 시작합니다. 세놈이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깔깔대며 넘어갑니다. 무척 맑은 가을 하늘과 여항산 허리쯤 내려온 단풍 아이들 웃음소리 참 평화롭습니다.

“야 그거 다 못따면 점심없다" 열심히 협박성 잔소리를 늘어놓아도 여전합니다. 따지 못한 녹두를 뒤로 하고 대충 점심 한술을 뜨고 남편과 나무하러 갔습니다. 마침 장비가 필요한 일인데 도와주신다는 분이 있어 시간을 늦출 수가 없어 나무하러 갔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나무를 하고 들어오니 큰아이가”엄마 내가 나머지 녹두 다 땄다“ 합니다. 제법 부모 생각할 줄도 알고 어른이 되어 가는 가 봅니다.

보험회사에서 내년 달력이 왔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제 정말 한해도 얼마 남겨 두지 않았습니다. 순연언니는 올해가 빨리 갔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올해만큼 농사가 안된 적이 없다며 내년되면 멋지게 지어 보고 싶다고 하십니다. 왕언니들도 매해 저처럼 내년에는 정말 잘 지어 보겠다고 생각하는가 싶어 반가웠습니다. 올해는 안식년을 갖고 싶었는데 쉬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농사도 못 짓고 어정쩡하니 한해를 보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뭘 할 때가 젤 행복한지를 생각해보니 땀흘러 농사지을 때가 젤로 좋았던 것 같았습니다. 이른 봄 맨발로 밞는 흙에 감촉도 좋았고 씨앗을 심어 기다리는 맘도 그리고 수확하는 즐거움도 힘들어도 아이키우는 일과 농사짓는 일은 두고두고 즐거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내년에 또 목표를 가져봅니다. 농사 잘 지어 보자고...

이번주 은행은 살짝 깨서 것 껍질을 금이 가게 만들고 후라이팬에 구워서 먹어도 되고 껍질을 까서 밥에 넣어도 됩니다. 통밀은 밥할 때 한줌씩 넣어서 하심 씹히는 맛이 좋아요 긁은 호박속은 밀가루를 조금 넣으시고 계란하나 톡~ 취향에 맞게 소금 또는 설탕을 넣어 간을 맞추신 담에 호박전을 구워 드시면 됩니다. 겨울초는 것저리로 시금치는 나물로... 더 추워지면 쌈채도 어렵겠다 싶어 자꾸 보내게 됩니다. 양파는 늘 준비된 채소로 쓰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