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꾸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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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함안공동체

경남 함안군 여항면 주동1길 125-2
공지사항 : 2024년 1월부터 꾸러미공동체 운영을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금주 발송 물품 : 유정란

1월 3주 꾸러미 유정란(8알), 우리콩손두부, 청국장, 콩나물, 비지, 무, 가지묵나물, 현미뻥튀기, 은행 삼한사온중 사온이 시작되었는지 무척 따신 날이었습니다. 마치 따신 봄볕 같았습니다. 해도 손톱만큼 길어졌습니다. 막내가 태권도 마치고 들어오는 6시면 어두워 골목이 무섭다고 하더니 어둔살이 다 덮히지 않은 걸 보니 길어진 것이 분명합니다. 남편에게 자꾸 길어졌다는 이야길 하니 “당연한 걸 자꾸 말하는걸 보니 봄이 기다려지나보네” 합니다. 그러게요 봄이 무척 기다려집니다. 봄이오면 몸이 바빠지고 고단해 질건데도 따시게 움직일 수 있는 봄이 어서 왔으면 좋겠습니다. 둘째 아이랑 모처럼 나선 산책길에 총소리가 요란해 일찍 들어왔습니다. 수렵할 수 있는 시기이다 보니 멧돼지를 잡는다고 포수들이 총을 쏩니다. 간간히 들리는 총소리가 공포스럽습니다. 전쟁은 얼마나 고통이고 힘들었을지 상상할 수 없습니다. 이곳은 한국전쟁당시 접전지역이었다고 합니다. 여항산을 두고 밤에는 인민군이 낮에는 미군이... 동네 부봉할매는 그때 “쌔카만 흑인이 냇가에서 낮 씻고 있는데 놀라 뒤로 자빠지니 그놈들이 웃어 쌌는데 이가 허연게 무섭더라”하시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첨으로 흑인을 아니 서양인을 봤다고 합니다. 70년대 마을사람들이 솥단지를 이고지고 여항산 나들이를 나섰다고 합니다. 정상 못미쳐에 너른 공터에 내려 솥단지를 걸고 아낙네들은 고사리 뜯으러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월촌댁이 고사리 사이에 묻힌 뼈를 보고 놀라 고사리 다버리고 도망왔다고 하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굶어주고 얼어죽고 총에 맞아죽고... 힘들고 서러운 여항산입니다. 전쟁을 겪은 우리 왕언니들은 “어찌 살아나왔는지 지금 같으면 못살끼다”하시며 피난 살이 이야길 하십니다. 이땅에 다시는 전쟁으로 인해 겪는 아픔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주 꾸러미에는 젤 젊은 은정이가 청국장을 만들었습니다. 한해 한해 살림솜씨가 늘어가고 두부에 묵에 못하는게 없는 시골 아낙이 되어갑니다. 냄비에 쉰김치 송송썰어 넣어 볶다가 다신물을 넣고 갖은 야채를 썰어 넣습니다. 두부 송송 썰어 넣고 간은 소금으로 해주시고 마지막에 청국장과 대파를 넣어 한번 끓여 드시면 됩니다. 비지찌개 역시 쉰김치를 먼저 볶다가 다신물 넣고 콩나물 넣고 간을 소금으로 비지는 마지막에 넣고 한번 더 끓이시면 됩니다. 취향에 따라 고기를 넣어 드셔도 됩니다. 은행은 볶아서 서너알씩 드시면 기관지에 좋다고 합니다. 아님 밥할 때 넣어 드셔도 됩니다. 가지묵나물은 먼저 고춧가루를 기름에 볶다가 가지른 넣고 볶아줍니다. 간장으로 간을 하시고 대파를 다져서 넣어도 됩니다. 깨소금으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