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처음으로 취나물을 보냈습니다. 이걸 큰 돈 만들거란 생각으로 시작한 농사는 아니랍니다.
말하자면...저희 집이 바다 가까운 산골짝에 있어요.참고로 남해는 섬 중에서 농지의 비율이 낮은 곳이라 농사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편이죠. 게다가 퇴적층이 있는 평야지대가 아니고 침식이 진행되는 리아스식 해안가의 섬인지라 토질도 좋지않고...그래서 남해사람들은 육지 사람들보다 부지런하고 생활력이 강하답니다.
어쨋건 부족한 농지를 해결하기 위해 산허리를 다듬어서 만든 농지들이 많지요.이른바 다랑이논. 그런데 요즘 왠만한 곳의 땅들은 다 버려져있답니다. 이른바 기계로 경작할 수 없는 곳 말입니다. 남해 다랑이논 유명한 것 아시죠?지금이야 바다풍광과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같은 관광지가 됐지만, 실은 눈물겨운 논배미들이지요.그 좁은 논들을 손보자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들이 있었겠어요? 그나마도 바다가 가깝고 논이 밀집된 지역은 그렇게라도 가치가 있지만 나머지는 방치되다시피한 땅들이 많아요. 저희집도 그런 땅이 많이 있네요. 가끔 군청에서 공시지가를 알려주는 안내장이 오는데 저는 가보지도 못한 땅들의 지번이 주루룩 적혀 있곤 하지요. 관심도 없는...ㅋㅋ 그래도 땅부자이기는 하네?
전여농 중앙활동을 마치고 집에서 본격적인 농사를 하려다 보니, 여러모로 어려운 점이 많이 있었지만, 그래도 농사라는게 무언가를 키우고 관리하는 것이라 나름 재미가 있잖아요. 그래서 뭘 심을까 고민하다가 집주위의 내버려진 땅들을 손을 봐서 취나물을 조금 심어보기로 했어요. 그나마 남해가 날씨가 따뜻하니까 이른 봄에 수확할 수 있는 것이라...
2012년... 눈물의 총선(멋진 강기갑 국회의원님이 낙방한 선거이지요^^)을 마치고 부랴부랴 산에서 케온 취나물을, 틈틈히 장만해둔 밭에다 심고 1년동안 관리한 취나물을 여러분들께 보낸 것이랍니다. 그러니 나름 의미있는 것이지요?
모든 생명에는 역사가 있지요? 오늘 보낸 취나물은 그런 역사가 있답니다. 맛나게 드시고 건강챙겨 행복한 봄날 되십시요.
(담당자님, 이런 글 쓰라고 하신 것 맞나요? 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