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부터 꾸러미를 받기 시작했으니, 이제 1년이 되었네요. ^^
저는 횡성 오산공동체와 인연을 맺고, 그 분들이 지으신 농산물로 한 해를 살았습니다.
올 여름까지는 제가 학위논문을 쓰느라 완전히 살림에 손놓고 있었을 때니
직접 장을 보기는 커녕, 있는 재료로 음식하는 것도 버거운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매주 꼬박꼬박 배달되어 오는 꾸러미 덕을 많이 봤지요.
저희는 두 식구인데도 매주 꾸러미를 받는데요, 꾸러미 받고 나서부터
공산품 살 때 빼놓고는 마트 갈일이 거의 없네요. ^^
그리고 주부에게 무얼 먹을까 고민하고 장을 보는 것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임을 깨달았습니다.
이제 논문을 끝내고 많이 한가해진 지금도 마트엘 가지 않고 집에 있는 재료로 요리를 합니다.
물론 고기나 해산물 등을 따로 구입하긴 하는데, 그 외에 부재료는 언제나 구비되어 있는 꾸러미 채소가 된답니다.
간혹 배추나 열무 등 김치재료처럼 버거운(?) 채소들이 오기도 합니다.
-부끄럽지만 김치를 못 담가요. 몇 번 시도했지만, 그 이후에는 남편도 적극 만류..;;;-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 채소들도 오고요.
그럴 땐 친정엘 갖다 드리거나 또는 조리법을 색다르게 하는 등 어찌됐든 나름대로 잘 소화는 하고 있어요.
우리 씨앗과 우리 농산물을 지키는 데 미약하나마 힘을 보탠다는 자긍심이 큰 힘이 됩니다.
언니들 덕분에 챙겨먹지 못했던 기념음식, 색다른 간식, 남편이 좋아하는 식혜 등 잘 먹고 있어요.
늘 감사합니다.
올 봄과 여름사이 횡성 오산에서 열렸던 갖가지 행사에 가지는 못하고 늘 안타까워만 했는데요.
내년에는 꼭 남편과 가 보려고요.
처음에는 꾸러미 마뜩치 않아 했던 남편도 밥상에 색다른 게 올라오면 "이거 꾸러미에서 온거야?"하고 관심을 보이네요.
이번에 온 가래떡과 조청으로 간식을 먹고,
고구마 줄기에 멸치 넣고 볶아서 반찬해 둬야겠어요.
횡성 오산 언니들, 감사합니다.
추운 날씨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서울 성북구에서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