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네 텃밭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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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소식지]꾸러미소비자인터뷰_푸른나래지역아동센터
2016.04.14 02:46 2240

부엌 중심 교육을 실천하는 푸른나래 지역아동센터

센터장 이현정 선생님, 급식 당당 아동복지사 최금현 선생님.


센터가 아직 조용하네요. 아이들은 언제 오나요?

1230분이 지나면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이 와요. 숙제도 하고 책도 읽고 놀다가 330분에 간식을 먹고요. 오늘 4시 부터는 고학년을 대상으로 한 역사 수업이 있어요.

 

수업 후에 저녁을 먹는군요? 선생님들도 함께 드시겠죠?

. 저기 둥근 탁자에 둘러앉아 6시에 함께 저녁을 먹어요. 7시 쯤 아이들이 돌아가면 센터도 마무리를 하죠.

 

 

몇 명 정도의 아이들이 센터를 이용하나요? 주로 어떤 활동을 하는지도 궁금합니다.

이곳은 정원이 35명이에요. 요즘 아이들은 수업 후에도 방과 후 교실, 학원 등에서 학습을 지속하느라 바쁘잖아요. 그런데 아이들이 공부하고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 뭘까요. 건강하게 잘 먹고 잘 쉬는 거라고 저는 생각해요. 특히 아이들에게 먹는다는 것은 기본 활동이면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죠. 무엇을 먹고 어떻게 먹느냐에서부터 식재료의 고향과 생산자, 그리고 요리하는 사람을 거쳐 밥상에 이르기까지 식사의 전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공부입니다. 학교와 학원, 학원과 학원을 오가며 쉽게 접할 수 있는 먹거리들 속에는 이런 이야기를 담아내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저희 센터의 활동도 부엌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요.

 

부엌중심이라면, 좀 더 자세히 말씀해주시겠어요?

식재료 선택, 조리, 식사에 중점을 둔 활동을 말해요. 저희는 9년째 생협 물품을 식재료로 사용하고 있어요. 2013부터는 환경정의라는 단체의 일부 지원을 받아  언니네텃밭 꾸러미도 받고 있죠. 무엇보다 아동복지사이자 급식사이신 최금현 선생님께서 상주하신다는 게 중요해요. 단순히 주방 업무만 하시는 게 아니라 아이들을 이해하고 먹거리를 매개로 농촌과 도시,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를 교육하는 역할을 하시거든요. 저희가 횡성에서 꾸러미를 받는데 최금현 선생님 고향이 강원도예요. 그래서 식재료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죠. 어떤 재료가 와도 감사하게 받으시고 그런 마음으로 조리하시니 아이들도 애정을 갖고 잘 먹게 되는 것 같아요.

 

최금현 선생님! 강원도 음식 소개와 자랑 부탁드려요.

()추억의 음식이죠. 투박하고 심심한 것 같지만 재료의 맛이 살아있는 그런 맛? 어릴 적에 먹던 식재료가 꾸러미로 올라오니 새삼 반갑더라고요. 재료 하나하나가 소중해요. 아이들에게는 낯설지 몰라도 제게는 정겨운 음식이니 열심히 요리해서 설명해주고 먹입니다. 그러면 잘 먹어요. 하하하.

 

꾸러미 외에 텃밭과의 인연이 있다면 소개 해주시겠어요?

2014년에는 횡성공동체 이숙자 생산자님과 인연이 되어 횡성 캠프장을 소개받았어요. 아이들과 함께 그곳에서 연수도 하고 토종씨앗 강의도 들었죠. 작년에는 겨울 캠프에서 쥐불놀이 하고 논두렁도 뛰어다녔답니다.

 

도시 아이들에게 시골이 낯선 풍경일 수 있는데 아이들 반응은 어땠나요?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하던지 상상 이상이었어요. 우선 시골은 터진 공간이잖아요.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하기에 정말 좋은 곳이죠. 게다가 방문할 시골이 없는 아이들에게 농촌의 넘치는 환대는 특별한 경험이었을거라 생각해요. 생산지 견학, 조리 체험과 음식 맛보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배운 게 많았을 거예요. 그렇게 횡성과 인연을 맺은 후 아이들은 직접 만든 비누를 보내는 등 감사의 표시를 하기도 했고요.

 

즐겁고 보람 있는 일이 많지만 어려움이나 고충도 크겠죠?

. 무엇보다 아이들, 특히 부모님들의 인식 변화가 중요해요. 맞벌이, 혹은 가정 형편을 이유로 식단을 꼼꼼히 챙기기 어려운 경우 아이들은 쉽고 빠르게 해결되는 음식에 더욱 적응합니다. 음식을 통한 배움의 기회가 소멸하는 거죠. 친환경 급식을 하는 학교를 중심으로 식재료를 둘러싼 인식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해요. 그래서 저희는 센터의 각종 행사를 음식이 중심이 되도록 운영하고 있어요. 부모님들을 대상으로 요리교실도 열고 있고요. 급식 선생님께서 진행하시는데 참여한 부모님과 아이들의 모습이 변화하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껴요. 먹는 일은 특히 아이들에겐 기본 교육입니다. 공교육의 틀 안에서 먹거리 교육이 이뤄지는 게 가장 빠른 일이지만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각 주체들이 그 역할을 조금씩 나눠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저희도 그 중 하나고요. 함께 교육이 중요한 이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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