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네 텃밭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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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소식지]장터생산자인터뷰2_제주도
2016.04.07 01:27 1635
작지만 강한 생명을 키우는 아름다운 농부_ 제주 고경희 생산자

8. 도시 사람들이 꿈꾸는 귀농과 현실 농사는 차이가 클 것 같아요. 작은 농부로서 느끼는 농업의 한계와 가능성을 개인적 입장에서 말씀해 주신다면?

도시 사람들은 몸 노동이 부족하고 농촌 사람들은 운동과 여가 생활이 부족한 것 같아요. 그 정도로 농촌의 농부는 정말 일을 많이 한답니다. 관행이든 친환경이든 말이죠. 게다가 우리나라 농업 구조에서는 대농이 되어야만 돈이 벌리죠.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쫒는 건 도시나 농촌이나 마찬가지인 듯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을 꿈꾸느냐에 따라 삶의 방식도 선택 가능한 게 아닐까요? 선택의 기로에서 현실을 파악하는 일은 물론 어렵고도 중요한 일이겠지요. 생각을 해봤어요. 내게 충분한 경제적 여유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저는 아마 경운과 퇴비를 과감히 선택했을 겁니다. 결국 가치보다 생산성에 우선에 두고 선택하는 게 쉬운 일이에요. 그런데 경험 없는 풋내기 농부의 투자는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어쩌면 제가 농사를 일찍 포기했을지도 모를 일이죠. 나의 선택을 합리화하는걸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하하하.

무경운으로 인한 풀베기 작업은 제가 하는 농사일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답니다. 어렵고 힘이 들죠. 농업 노동자로, 기간제 근로자로 일하며 텃밭 농사까지 지어야 하는 처지에 현실을 인정하고 이 어려운 과정을 끝까지 지켜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많았답니다. 늦은 나이에 들어선 새로운 길이잖아요.

어떤 이는 취미로, 어떤 이는 여유로운 전원생활의 낭만으로 시작하는 농사일일 수 있는데 아이구 나는 왜 이 어려운 환경에서 농부로 살고자 했을까 자문할 때도 있지요. 작년엔 갑자기 일이 너무 많아져 과부하가 왔어요. 그 땐 농사일이 덜컥 겁이 나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9. 그야말로 눈물과 땀으로 지켜내는 농사일이네요. 무엇 때문에 그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언니의 삶의 방식을 선택하게 한 꿈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언니의 꿈이 뭔지 이제 말씀해주세요.^^

저는 흙을 딛고 볕을 맞으며 밭에 있을 때면 너무나 행복 합니다. 죽을 때 까지 열심히 지어도 몇 천 평의 땅을 가지고 농사를 지어볼 수 없겠지요. 그렇지만 농부입니다.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아름다운 농부가 될 것입니다. 과다한 영양분을 투입하는 농법을 피하고 작지만 스스로 환경을 딛고 일어서는 자생력 강한 작물을 만드는데 꿈과 목표가 있답니다. 그것이 농사의 길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예요. 그리고 여농 활동을 하면서 사회 변화와 함께 우리 동네에서 농업 공동체를 이루고 싶다는 꿈도 생겼지요. 이 두 가지가 늦깎이 농부의 꿈이자 살아가는 목표가 되었네요.

 

10. 끝으로 텃밭 장터에 선보일 언니네 작물을 소개해주세요. 아름다운 농부의 수확물을 많은 소비자들이 공유할 수 있게요.

5월이면 텃밭 장터에 보리콩(제주에서는 토종 완두콩을 이르는 말)을 소개하려고 해요. 무퇴비 밭이라 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는 양이 될까 걱정이 되긴 하지만요. , 손가락만한 쑥을 오름 꼭대기에 올라 3월에 틈틈이 캐고 있어요. 그늘에 말려 쑥차를 만들어 텃밭 장터에 소개 하려고도 합니다. 제가 농부로 쑥쑥 커갈 수 있게 쑥차와 완두콩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현재 여농에서 언니네 텃밭 장터 담당자로 임명받아 활동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차근차근 더 많은 물품들을 소개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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