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네 텃밭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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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소식지]장터생산자 인터뷰1_제주도
2016.04.06 06:29 1775

작지만 강한 생명을 키우는 아름다운 농부_ 제주 고경희 생산자


 

1. 사는 곳과 가족 소개를 부탁합니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에서 13살 된 아들과 함께 살고 있어요.

 

2. 요즘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

요즘은 오전에 금귤 밭에 가서 농업 노동을 하고 집에 와서 부모님을 도와 펜션 청소를 해요.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면 제 텃밭에 나가 김을 매지요. 그리고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사회 활동과 여농(여성농민회)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3. 환경은 사는 사람의 기질과 잘 맞아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특별히 제주에 정착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원래 제주가 고향이에요. 그리고 저는 제주를 좋아합니다. 비릿한 바다내음, 초록의 풀들이 어우러진 곳. 어쩌면 땅을 딛고 서 있기보다 바다와 숨을 쉰다고 해야 어울릴 법하게 바닷바람을 좋아합니다. 그러니 제주와 궁합이 잘 맞는다고 해야겠죠?

 

4. 지금 키우는 작물들 소개 해주시겠어요?

 텃밭이다 보니 단작을 크게 하지 못하고 보리콩, 서리태, 선비잡이콩, 들깨, 쥐이빨옥수수 같은 토종 농사를 조금씩 하고 있어요. 지역 오프라인에 조금 내놓는 수준이죠.

 

5. 농사에 마음을 두게 된 계기가 뭔가요?

고등하교 졸업 후 읍을 떠나 20여년을 시에서 생활하다가 다시 읍민이 된 지 9년이 되었네요.농사에 애정을 갖게 된 계기는 어느 책에서 읽은 한 구절 때문이었어요. 괭이밥은 태양의 기운을 받아 큰 식물이기에 사람이 먹게 되면 몸에 태양의 기운이 스민다고... 그 후 모든 야생초와 우리가 먹는 농작물에 대한 애착 같은 게 차곡차곡 쌓였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시간을 내어 들에 나가 쑥을 캐거나 나물을 다듬는 일이 하고 싶었고 그 일이 마냥 즐거웠답니다. 야생초의 생장을 보면서 생태적 삶을 다룬 책을 접할 기회도 많아졌고 결국 농사를 하고 싶다는 욕구는 더욱 커졌습니다. 그러던 차에 고향에 내려오고 되었고요.

 

6. 고향에 돌아온 후 농업인으로 적응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처음 고향에 내려왔을 때 주변 언니들에게 혼자서 농사를 짓고 싶다고 했더니 한분도 빠짐없이 안 된다였어요. 왜 안 되지? 처음엔 이해할 수 없었어요. 땅이 없으면 밭은 빌리면 되는데... 반대가 완강하다보니 구체적으로 물어볼 생각도, 할 수 있다는 근거를 혼자서 찾아보지도 못했던 것 같아요. 부모님조차 농사를 짓지 않으셨고 가까이서 농사 생활을 접할 수 없어 전혀 몰랐던 거죠. 그래도 포기할 수 없어 혼자 결정을 내렸죠. 그래, 온 숲이 내 땅이라고 생각하자. 그 때부터 오름과 곶자왈, 바닷가를 헤매고 돌아 다녔어요. 야생초를 따서 말리고 발효액을 만들어 보겠다고 야생초 공부도 하고 발효액 만드는 강의도 들으러 다니면서. 덖음차도 집에서 만들어 보았고요. 그러기를 반복하는 와중에도 농사에 대한 열망은 식지 않았죠. 정말로 혼자서 농사를 할 수 없는가. 저의 물음이 간절했던지 결국 답이 왔습니다. “그러면 언니네 텃밭 한 번 같이 해보라. 그러려면 여성농민회 들어야 하구이예상치 못한 답을 들은 순간 이었어요.

 

7. 여성농민회와 만나신 거군요?

. 때까지 언니네 텃밭이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농사를 지향하는지 몰랐습니다. 맨 처음 만난 분은 당시 제주도 언니네 텃밭 단장인 현애자 단장님이랍니다. 언니네 텃밭과 인연이 깊었던 걸까요? 현애자 언니를 만난 첫 날, 제 속마음을 시원하게 모두 다 쏟아냈던 것 같아요. 이러 저래 해서 농사를 짓고 싶어요 라고. 그리고 희미하게나마 지역사회공동체를 이루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조심스레 고백했던 기억도 있어요. 제 말들을 언니는 다 호응해 주었어요. 스스로를 믿을 수 있도록 이끌어준 최초의 멘토라고 할까요? 같이 해보자. 텃밭 농사 해보자. 같이 지역 공동체를 만들어보자. 그런 조그만 약속을 나누면서 201310, 저의 여농 활동이 시작되었답니다.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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