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네 텃밭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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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텃밭소식 [횡성 오산공동체]
2015.12.16 07:43 3927


겨울철 꾸러미를 준비하는 일이 쉽지 않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작년에도 이렇게 힘들었을까? 되돌아보니 그랬던 거 같다. 매년 겨울이면 매주 꾸러미에 무엇을 넣어야할지 고민이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다.

꾸러미를 보내고 나서 다음 주 꾸러미에 넣을 물품에 대해 회의를 하면 대번에 무엇을 넣을지 이야기하는 언니들이 한명도 없다. “글쎄 무엇을 넣을까? 난 없어. 넣을게 없어!” 정말 넣을 것이 없어 보이는데 일머리를 잘 틀어쥐고 공동체언니들을 꿰뚫고 계신 은자언니가 정리를 해주신다. “복희언니! 거 뭐야 쥐이빨이 그거 있잖아! 그거 누면 되겠네.” “그거 넣어도 돼?” “그럼요. 쥐이빨옥수수 넣어주면 소비자들이 좋아하겠네요." 이런 저런 의견들이 오고가는 회의가 삼십분 정도 지나가면 어느새 물품이 채워진다.

이번 주에는 두부, 닭알, , 브로컬리, 무말랭이 무침, 고구마, 삶은 시래기, 쥐이빨옥수수, 상추 등이다. 지난주엔 두부, 닭알, 미니양배추, 깐마늘, 국거리배추, 옥수수쌀, 건가지나물 볶음, 청국장, 식혜였다.

겨울철엔 특히 장아찌나 묵나물종류가 꾸러미에 많이 들어가는데 올핸 좀 방향을 바꾸었다. 첨엔 건나물을 그냥 보내기도 했는데 소비자회원님들이 잘 못 해드신다기에 건나물을 삶아서 보냈었다. 삶아서 보내는 것만 해도 소비자회원님들의 일손을 줄이고 요리를 쉽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는데... 모니터링을 해보니 이것조차 해서 드시지 않는 분들이 많다. 이유는 요리를 해도 맛이 없어 가족들이 안 먹으니 요리를 안 하게 된다는 것이다.

맛이 없으면 안 먹게 되는 것은 당연한데 왜 맛이 없을까? 언니들의 답은 간단했다. 어느 정도 양이 되어야 맛도 나는데 한줌도 안 되는 것을 하니 맛이 안 난다는 것이다. 양을 많이 하면 맛이 난단다. 할머니의 손맛도 있겠지만 일단 양이 많아야한다는 말씀에 따라 올해부터 묵나물 종류 중 웬만해선 맛을 내기 어려운 것은 반찬을 해서 보내기로 했다.

올해 첨으로 마른 가지나물을 볶아 보냈다. 가지를 미지근한 물에 살짝 불린 후. 들기름, , 마늘, 집간장, 들깨가루를 듬뿍 넣고 자작하게 볶아 보냈다. 평가는 나름 대박! 가지는 길쭉하게 썰어 말려서 껍질의 질긴 부분과 푸석한 속살과 어우러져 식감을 높이면 좋은데 이번에 보낸 반찬은 동그랗게 썰어 말린 거라 약간 아쉬움이 있다는 것 빼고는 다 맛이 좋았다고 한다. 다음엔 말릴 때부터 신경을 좀 더 쓰면 더 잘 할 수 있을 거 같다.

이번 주엔 무말랭이 무침에 도전한다. 지난 가을 햇볕에 쨍하니 말린 무말랭이를 물에 불려 파, 마늘, 고춧가루, 조청, 집간장, 멸치액젓, 매실액기스를 넣고 버무려 보낸다. 존득거리며 달큰한 무말랭이 무침! 맛이 좋다. 겨울철 꾸러미도 이렇게 신나게 행복하게 준비한다


말린 가지 나물


가지를 맛있게 볶아보았어요.


무말랭이 


무말랭이 무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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