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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 소개]땅이 의사에게 가르쳐준 것(Farmacology)
2015.12.11 10:48 2470

하버드 의학박사가 농장에서 찾은 치유 비결

땅이 의사에게 가르쳐준 것

 

대프니 밀러 지음 / 이현정 옮김 / 시금치 펴냄 / 2015. 11. 25..출간 / 368/ 신국판 / 18000/ 9788992371 38 4 (부가기호 03510) / 문의: 02-725-9401

 

 

농장, 목장, 양계장, 와이너리, 도시텃밭까지 미국 각지의 농장 여섯 곳을 찾아가

현대의학이 농업에서 배울 것은 무엇인지 탐구하다

미국 내 화제의 책 <밀림 효과 jungle effect> 저자의 두 번째 책

 

 

미 명문 브라운 의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의 가정의학과 교수로 있는 저자가, 2년에 걸쳐 뉴욕 시와 워싱턴, 미주리, 아칸소, 캘리포니아 주의 이름난 농장 여섯 곳을 찾아가 머물며 농부들을 인터뷰했다. 생태농장, 목축업, 와이너리와 허브농장, 대도시 도시텃밭을 일구는 다양하고 혁신적인 농업의 과학기술, 그와 관련된 의료계의 흥미로운 연구 성과들을 소개하고, 농장과 연결하는 치유 비결을 찾아 자신과 자신의 환자들의 치유 과정에 도입했다. 이 책은 그 결과물이다.

 

가정의학과 의사의 오래된 친구 농사

 

키부츠 협동농장 열풍이 불던 1960년대 미국, 지은이의 부모 역시 그 열풍에 합류했다가 어느 키부츠의 일꾼용 오두막에서 저자를 낳았다. 미국으로 돌아온 부모는 대학원 공부를 시작했고 뉴욕 주에 있는 15만여 평 농장을 전 재산을 들여 사들였다. 지은이는 농장에서 자라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텃밭을 가꾸며 농업과 꽤 가까운 인연을 맺어 왔지만, 이 책을 쓰게 된 직접적 계기는 헌책 바구니에서 우연히 발견한 농업서흙의 영혼 The Soul of Soil을 읽으면서였다.

그레이스 거셔니와 조 스마일리가 쓴 토양관리가이드북흙의 영혼에서 묘사하는 토양과 미생물, 식물 간의 영양소 교환은 인체의 장기에서 이루어지는 것과 흡사했다. 인체처럼 토양도 세균과 균류에 의존하며, 토양과 인체의 화학적 구성도 비슷했다. 인체의 기본 요소인 탄소와 질소, 미네랄과 비타민은 모두 토양에서 나온다는 사실은 인간의 몸은 흙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농업과 의료의 이 같은 연관성에 매료된 지은이는 각종 농업서와 논문과 보고서를 탐독하면서 활력을 잃어버린 환자들이 건강을 되찾고 균형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농업에서 찾아보기로 결심한다. 흙과 동식물, 농부가 건강할 수 있는 농장 시스템이 자신과 환자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여행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현대의학이 지속가능한 농업에서 배울 점은 무엇인가

 

애초 농사와 의료는 태어나고 자라고 죽고 부패하는 순환 과정에서 자연의 작동을 돕고 개입함으로써 개인과 사회를 유지시키는공통된 역사를 가져왔다. 그러나 17세기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의 어려운 부분을 여러 부분으로 분할하라. 문제를 풀 수 있을 정도로 필요한 만큼 잘게 쪼개라는 선언처럼, 르네상스 시기부터 환원주의적인 접근법에 따라 각자의 길을 떠나게 된다. 근대농업은 단일품종 대량 재배와 화학물질 사용으로 생산량 증대라는 목적으로, 의료는 작은 부분의 건강문제로 쪼개고 또 쪼갠 건강문제 해결에만 초점을 맞추다가 결국 현대 농업과 의료 모두 더 이상의 건강수확할 수 없는 지점에 이르고 말았다.

증상별로 잘게 쪼개 질병을 정복하려는 현대의학은 이미 그 한계를 무기력하게 자각하고 있다. 계절과 조화를 이루는 식사를 하고, 땅과 밀접하게 연결된 음식 문화를 이어가는 다른 사회의 전통 문화를 소개하는 저자의 첫 저서밀림 효과Jungle Effect도 현대의학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건강과 치유에 대한 더 나은 접근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이었다. 저자의 진료실에서도 이는 일상적이었다. 수없는 검사와 투약으로도 건강을 회복하지 못한 각종 환자들이 가정의학과를 찾아왔다. 진단과 검사 상으로는 뚜렷한 이유도 없이 낫지 못하는 환자들로 고심하던 차에 몸은 곧 흙이라는 저자의 깨달음은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현실이었다.

지은이는 새로운 농사의 세계를 발견하게 해주고 영감을 불어넣은 농업서의 저자들을 직접 만나거나 책으로 접했고, 미국 각지의 다양한 형태의 농장 6곳을 2년여 동안 수시로 찾아가 머물며 지속가능한 농업의 과학기술들을 탐구했다. 생명역동농법(Biodynamic) 농장, 소 목장, 양계농장, 와인을 만드는 포도농장, 하이드로졸 등을 증류하는 허브농장, 뉴욕 시 브롱스 지역에 광범위하게 펼쳐지고 있는 도시텃밭 같은 곳들이었다.

 

건강이라는 복잡한 퍼즐은 어떻게 맞출 수 있을까?

 

책에서는 여섯 농장에서 펼쳐진 농사법들, 특히 흙과 동식물이 질병과 해충으로부터 어떻게 건강을 유지하고 되찾는지를 보고 들은 의사가 인체의 건강과 치유를 위한 접근법으로 탐구하는 과정이 펼쳐진다. 망가진 농장 터를 생명력 넘치는 건강한 땅으로 일군 생명역동농업 농장 주빌리 농장은 첫 진료에서 50대 중반으로 보였지만 차트엔 40세로 적혔던 환자 앨리가 다시 젊음을 회복하는 치유법을, 미주리 주의 로킹H 목장은 프랭키라는 아기 환자를 건강하게 키우는 법을, 아칸소와 하트랜드라는 두 양계 농장을 통해서는 직장이나 가정에서 지독한 스트레스를 받지만 상반된 증상을 보이는 마이크라는 환자를 통해 스트레스 관리법을, 방울뱀이 기어 다녀도 놔두는 스크라이브 와이너리에서는 식도암을 앓는 환자 대바의 통합적 암 치료에 대해, 모닝 미스트 허브농장에서는 식물의 성질과 흡사한 인체 본연의 건강미와 지속가능한 아름다움에 대해서, 뉴욕 시 브롱스 지역에 광범위하게 조성된 도시텃밭, 라 파밀리아 베르데에서는 식품사막화 되는 대도시에서 도시농업이 지역민들의 건강에 어떤 효과를 가져왔는지를 탐구했다. 여섯 농장 이야기와 그곳에서 얻은 치유에 관한 통찰들은 전문적인 농업과 의료 지식과 함께 어우러지면서도 건강을 위해 일반인들이 읽기에도 무리 없이 꽤나 목가적이며 유머러스하다. 각 장에는 꼼꼼하게 달아둔 실용적인 팁tip들로 가득하다.

 

건강은 검사로 알아낸 수치로 주어지지 않는다. 감정과 정서는 어떠한지, 통증과 에너지 레벨은 어느 정도인지, 수면의 질은 어떤지, 식사와 인간관계, 운동, 사는 곳의 환경 등 그 모든 것이 복잡하고 역동적으로 빚어낸 결과물이 바로 건강이라고 지은이는 말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복잡한 건강의 퍼즐 조각들을 어떻게 맞출 수 있을까? 지은이는 농장을 통해, 수확물만이 아닌 흙과 생태계 전체를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개입하는 전체론적(홀리스틱) 농업이 그대로 인간의 건강을 위해서도 적용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자연과 멀어진 삶을 농업이나 농장과 연결해 가까워질수록 건강할 수 있다는 저자의 주장은 신토불이같은 흔히 듣던 말처럼 들리지만, 이를 일상생활에서 실천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젊음을 잃고 균형을 회복해야 한다면, 부엌 찬장이나 출근 가방이 작은 약국으로 둔갑하고 병원에서 더 받을 검사도 없다 느껴진다면, 어디서부터 무엇을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게 건강의 퍼즐이 엉클어졌다면 지은이의 말에 귀 기울여봄직 하다. 농장에서 배움을 얻기 전에도 진료실에서 일반적인 의료의 범위를 넘어서는 다양한 시도들을 해왔지만 지금도 여전히 생의학에 굳건한 뿌리를 둔 의사가 받아들일 수 있는 퍼즐의 조합, 바로 농장또는 농업과 연결되는 삶 말이다.

 

하버드 의학박사의 건강을 위한 한 가지 제안

 

책의 원제는 파머콜로지FarmacologyFarming(농업), Pharmacology(약리학), Ecology(생태학)를 의미하는 조어다. 저자가 말하는 파머콜로지= 지속 가능한 농업의 약리 작용효과를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의 처방은 이렇다. “자신의 건강에 기여하는 모든 대화들을 보여주는 개인적인 건강 지도를 만들 것”. 건강 지도란 가족과 내가 소속되거나 관계된 집단, 물리적인 환경, 취미생활, 내 몸에 투입하는 모든 것들, 몸의 감각적인 체험, 수면, 기분, 기억, 소화, 섹스, 또한 내부와 외부 세계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로서 수면과 음주의 관계, 소화와 직장 스트레스의 관계 등을 적는 것이다.

건강지도는 자기 건강에 무엇이,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알게 한다. 먼저 건강지도를 그려본 뒤에 생태적으로 사고하는 의료인을 찾아가면 건강과 치유에 더 확실한 도움이 된다는 게 저자의 지론이다. 마지막으로는 농업으로 눈을 돌려보라는 것이다. 도시에 살더라도 농장 판매대나 파머스 마켓, 농산물 꾸러미처럼 농장과 연결된 먹거리를 사먹고, 공동체지원농업 같은 농업단체에 가입하고, 직접 요리하고, 착한 소비와 투표를 통해 건강한 농장 네트워크를 성장하도록 돕고, 생태적으로 생각하는 농부 세대가 더 많이 늘도록 지원한다면 개인과 사회, 지구 전체가 건강해질 것이라고. 의료 역시 똑같은 목표와 상상력을 들여와야 할 때라고.

 

<국내외 추천의 글>

 

현대 의학은 지속 가능한 농업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흙의 건강과 그 흙에서 자란 것을 먹는 사람들의 건강의 연관성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 건강에 대한 커다란 함의를 가진 매우 독창적이고 설득력 있는 탐구 작업. 마이클 폴란 <잡식동물의 딜레마> 지은이

 

지은이는 상상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했지만 나는 상상력의 빈곤으로 무기력해진 모든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특히 의사, 교사, 농부들이 읽으면 좋겠다. 의사인 지은이는 연구실이 아닌 농장으로 달려가 흙이 인간생명의 근원이라는 명제와 마주하였다. 농사 현장에서 의학적 상상력으로 해석한 그의 유머 넘치는 문장들은 농부나 의사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공감과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지루하고 답답한 일상이 계속된다면, 또 유쾌한 일탈을 꿈꾸고 있다면 꼭 이 책을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김준권, <평화나무 농장> 생명역동농업 농부

 

의사인 대프니 밀러는 고민했다. 오늘날 인류를 괴롭히는 병인 암, 심혈관 질환, 당뇨, 우울증, 알러지성 질환, 만성피로 등의 해결방법은 무엇일까? 과학에 바탕을 둔 기계론적, 인간중심적 사고를 통해서 접근하는 방식은, 훨씬 복잡하게 돌아가는 인체시스템을 해결하는 데 역부족이었다. 저자는 답을 에서 찾았다. 생명역동농법 농장, 소를 기르는 목장과 닭을 기르는 양계장, 도시농업을 실현하는 곳 등을 직접 둘러보면서 답을 구했다. 동양에서는 인간은 소우주라고 부른다.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인간의 몸속에 존재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저자는 우리가 늘 디디고 서 있는 땅이 곧 인간이고 인간이 곧 땅이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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