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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정춘추] 전여농 창립 30주년을 맞이하며
2019.08.22 13:06 언니네텃밭 241


[농정춘추]  전여농 창립 30주년을 맞이하며

  

오순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정책위원장


올해로 여성농민의 정치·경제·사회적 지위향상과 자주·민주·통일 실현을 통해 여성농민의 인간다운 삶을 실현함을 목적으로 출범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이 30주년을 맞이한다. 전여농은 오는 23일에 30주년 기념식 및 전국여성농민대회를 앞두고 있다.


30년 전에 여성농민의 삶과 지금의 여성농민의 삶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학교급식 전면실시, 행복바우처 카드, 농번기 마을 공동급식, 복수조합원제, 공동경영주 등록제도, 여성농업인육성법 제정, 여성농민전담부서 등 전여농이 투쟁을 통해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정책들이 외형상으로는 실현됐고, 여성들의 사회적 참여 또한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작년에 발표한 여성농업인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여성농민의 삶은 여전히 고달프기만 하다. 젊은층에서는 가부장적인 농촌문화로 인해 농촌에 들어온 순간 20년 전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며 농촌을 기피한다. 40~50대 여성농민들은 과도한 노동 때문에 골병이 들어가고 있다. 60~70대 여성농민들은 후계인력이 없어 은퇴를 하지 못하고, 오전에는 밭으로 오후에는 병원으로 내달리는 삶을 살고 있다. 농촌의 고령화로 30년 후엔 대다수의 면단위가 소멸될 것이라는 보고가 나오고 있지만 정치권이 바라보는 농민은 그저 표가 얼마 없는 소수의 국민에 불과하다.
식량자급률이 바닥으로 치닫고 있어도 현 정부는 목표치를 높일 의지가 없다. 계속되는 농지법 개악으로 비농민의 농지소유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고, 농지는 투기수단으로 전락해 농민이 농사지어서 농지를 구입하기란 불가능한 일이 되고 있다.

지역순회를 하면서 마늘농가를 만났다. 수확기에 날이 뜨거워 마늘이 예년과 달리 썩는 속도가 빨랐는데, 정부의 늦장 수매로 다 썩어서 폐기했다고 한다. 제주도에선 농민부부가 늘어나는 빚을 감당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농민들의 소망은 예나 지금이나 생산비가 보장돼 농사만 지어도 잘 먹고 잘 사는 것이다. 농외소득으로 유지되는 농촌의 삶은 여성농민들에게 이중 삼중의 노동을 강요한다.


전여농은 30주년을 맞이하여 여성농민 정책과제로 7대 구호를 만들었다.

△모든 농민에게 농민수당을 △중앙부터 지역까지 여성농민전담부서 실현

△농산물 생산비 보장! 지속가능한 농업실현

△씨앗에 대한 권리를 농민에게! 종자주권 실현!

△농민에게 농지를 ! 농지법 개정! △생활과 농사에서 성평등 실현

△자주·민주·통일 세상 실현 

20주년에도 주장했던 구호가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다.

농민수당 하나를 만드는 데도 여성농민들은 수많은 장애와 행정편의주의 속에서 자신들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힘겹게 싸우고 있다. “그래, 여성농민도 공익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고, 여성농민들이 농사일의 절반이상을 담당하고 있으니까 농민수당을 줘야 하는 것은 당연해. 하지만 농업경영체가 농가당으로 돼있으니까 어쩔 수 없어. 우리만 모든 농민에게 주면 정부에서 교부금 깎여서 안 돼.” 안 되는 이유만을 내세우면서 농민수당에 걸었던 희망을 꺾고 있다.

‘농촌을 이대로 두어서는 안 돼. 새로운 농업정책이 필요해.’ 이것이 농민수당을 만든 이유이다.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안 되니까 바꿔보자 해놓고 또다시 현실에 안주하는 우스꽝스런 모습이 여성농민들을 또다시 절망에 빠뜨리고 있다. 성평등한 농촌건설이야말로 시대의 요구이며, 청년농들을 농촌으로 불러올 수 있는 선행정책임을 왜 모르는가. 전여농은 30주년을 축제의 분위기에서 맞이할 수가 없다. 또다시 두 손 불끈 쥐며 투쟁의 선봉에 나선다. 비농민인 국회의원 3분의 1이 농지를 소유하고 있는 구조를 바꾸기 위해, 한-미 FTA 개방에 앞장선 인물이 농림부 장관에 임명되는 현실을 막기 위해, 직불제 개혁을 말하면서 변동직불제 폐지를 통해 정부가 농산물값을 시장에 내맡기고 가격보장정책에서 손을 떼려하는 꼼수를 막기 위해, 먹거리 안전과 식량주권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는 30주년을 맞아 또다시 거리로 나설 준비를 한다.

그리하여 의성의 여성농민회장의 아들이, 합천의 여성농민회장의 딸이 농사를 승계하겠다고 했을 때 불안해하지 않고 응원해줄 수 있는 농촌을 만들어 주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이다.

출처 : 한국농정신문(http://www.ikp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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